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소형 평형이 3.3㎡당 1억원을 넘어선 반포 단지에서 대형 평형 거래가 최근 속속 이뤄지고 있다.
'래미안퍼스티지' 198㎡가 올해 1월 70억원에 거래된 데 이어 지난달 7일에는 71억5000만원, 13일 71억원에 연이어 팔렸다. 3.3㎡당 1억원 미만의 거래다. 특히 지역 중개업소 사이에서는 198㎡가 지난달 말 85억에 거래됐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대형에 투자금이 몰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래미안퍼스티지는 2023년 77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으며 3.3㎡당 1억원을 넘긴 후 하락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1억 클럽' 따라잡기가 다시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서초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반포 내에서도 소형에서 중형, 중형에서 대형으로 갈아타려고 문의하는 분들이 있다"며 "평단가만 두고 비교할 때 대형이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모습은 소형이 집값 상승을 주도한 후 그 바람이 중대형으로 옮겨붙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3.3㎡당 가격은 소형, 중형, 대형 순으로 올라간다.
'반포자이'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반포자이의 실거래 평단가를 평형별로 살펴보면 59㎡는 4년 전인 2021년 7월 25억원에 거래되며 1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132㎡는 지난해 5월이 되어서야 50억원에 매매돼 3.3㎡당 1억원을 맞췄다. 더 큰 평수의 최고가는 1억원 미만이다. 165㎡(59억원)는 9833만원, 194㎡(65억원)는 9285만원 등이다. 신축인 '반포써밋'도 중형부터 3.3㎡당 1억원을 따라잡는 중이다. 84㎡이 지난해 10월 34억 신고가(3.3㎡당 9714만원)를 찍었고, 133㎡는 지난해 6월 40억9000만원(3.3㎡당 7574만원)에 손바꿈됐다.
자금력이 풍부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늘어난 것도 중대형의 몸값이 오르는 이유 중 하나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중대형 수요가 탄탄하게 생기니 가격도 오르는 것"이라며 "소득이 늘고 부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형이 소형 평당가를 앞지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고 교수는 "가격이 가벼운 소형과 달리 대형은 무게가 커서 소형 평당가를 추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