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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옥션통 전달 뉴스] - [르포]"번호표 뽑으세요"…27억 집도 없어서 못 산다? 난리 난 이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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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번호표 뽑으세요"…27억 집도 없어서 못 산다? 난리 난 이 동네

입력 
 
수정2025.03.09. 오후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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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송파구의 리센츠 아파트/사진=이용안 기자
지난 7일 서울 송파구의 리센츠 아파트/사진=이용안 기자
"보여줄 매물은 없는데 매일 매수 문의가 와요"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전한 말이다. 그는 "온라인에 존재하는 매물은 대부분 이미 계약이 끝났거나 허위매물"이라며 "매물이 하나라도 나오면 일단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집을 볼 수 있다"고 현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은 지난달 13일 잠실·삼성·대치·청담동(잠삼대청)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토허제로 묶이진 않았지만 더 비싼 강남권의 아파트 매수문의까지 확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잠실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이곳을 팔고 반포나 잠원 등의 초고가 아파트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매수인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집 상태를 보지 않고 무조건 계약을 하는 사례까지 생겼다. 토요일 하루에만 10팀에 달하는 매수희망자가 방문하기로 해 매도인이 주말에 외출을 못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토허제 이후에는 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엘리트)'가 위치한 송파구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 주 송파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68%로 7년 1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집값 폭등기였던 2020~2021년보다 상승률이 가파른 셈이다.

실제로 잠실 엘리트의 호가가 급격히 치솟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리센츠 전용 59㎡(28층)가 지난해 12월 17일 23억1000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현재 나와 있는 동일 평형 매물은 4층 이하 저층임에도 26억5000만원이다. 이 매물을 담당하는 공인중개사는 "전용 59㎡ 매물의 경우 지금 딱 두 개밖에 없다"며 "토허제 해제 이후 가격이 많이 올라 작년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리센츠의 전용 84㎡ 매물의 집주인은 지난달 27억5000만원이었던 호가를 한 달 만에 31억원으로 높이기도 했다. 매수 수요가 쏠리자 일부 집주인은 가계약금의 2배를 매수인에게 돌려주면서까지 호가를 더 올리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서울시 "토허제와 아파트 가격 급등 큰 상관 없어"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 중개소들이 문을 닫은 채로 있다./사진=이용안 기자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 중개소들이 문을 닫은 채로 있다./사진=이용안 기자
다만 서울시는 아직 토허제 해제가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높였다고 판단하지는 않고 있다. 서울시는 토허제 해제가 최근 서울 아파트의 실거래가 상승에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지난 6일부터 시작했다. 지난 7일에도 규제지역으로 묶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와 용산구에 점검을 나갔고, 앞으로도 수시로 조사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인중개사들이 조사를 꺼리는 탓에 이날 방문한 잠실 리센츠와 엘스 상가 내 부동산들은 상당수 문을 닫아놓기도 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토허제 이후에는 호가만 높아졌을 뿐 실제 거래 자체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잠실의 한 공인중개사도 이전보다 높게 거래된 매물에 대해 "인테리어 비용에만 1억~2억원 가량을 쓴 곳이라 그 가격이 실거래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엘스의 전용 84㎡(14층)는 지난달 26일 30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나며 신고가를 썼다.

시장에선 토허제 해제 효과가 실제 가격을 끌어올리는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토허제가 풀리고 '똘똘한 한 채'를 따라 송파에서 서초, 강남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 강남권 전반에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제는 부동산 시장의 매수세가 마포·용산·성동구(마용성)를 넘어 광진·동작·강동구까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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